Falls / 낙차 (2023-2024)

수년 전 폭포를 관찰하기 위해 무작정 강원도로 향했다. 용소 앞에서 바라본 물줄기가 쏟아내리는 모습은 엄청난 에너지와 자생력을 지닌, 단순한 자연을 넘어 하나의 생명처럼 보였다. 나는 산과 폭포, 바다와 강과 같은 대상으로 구분짓지 않고서 거대한 생명체의 관점에서 시각적인 통일을 이루고 싶었다. 폭포와 산, 두 자연의 형태적인 연관성을 찾는 것에서 부터 작업이 시작되었다

사진에서는 산과 하늘로 보이는 돌과 물이 등장한다. 폭포의 경사지형 암반과 낙하하는 물줄기의 부분을 함께 망원렌즈로 촬영한다. 장노출 기법을 이용하여 물의 흐름을 나타내고 하늘에 빗댄다. 이후 이미지를 회전하거나 색상을 반전하는 수정과정을 거치고 색상정보를 제거하여 폭포의 형태 자체를 조명한다. 사진은 형태의 변형은 배제하며 오롯이 자연에서 발견한 원형 그대로를 재료로 삼는다.

작업 속 사진은 정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대상을 담는다. 힘차게 내리치는 물줄기와 돌 사이에 피어나는 이끼를 통해 자연의 흐름을 바라보고 그들의 세상을 상상력과 관찰을 견지한 자세로 탐구한다.